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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 번쯤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을 떠올려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그것이 바로 '버킷리스트'입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거나, 간단한 앱을 통해 정리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날로그 감성으로 직접 손으로 쓰는 버킷리스트는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만년필로 적는다면 글 하나, 단어 하나에도 더욱 집중하게 되고 감정을 담게 됩니다. 디지털의 편리함에 길들여진 현대인에게 만년필은 다소 낯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낯섦이 주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손끝에서 잉크와 종이가 닿는 소리, 자신만의 필체로 한 글자씩 써내려가는 행위는 진정한 ‘기록’이 됩니다. 오늘은 계획과 함께 감성을 담아내는 '만년필 버킷리스트'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디지털보다 아날로그 감성을 쓰다
디지털 기기가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때로는 너무 빠르게 지나쳐가는 것들을 놓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만년필로 차분하게 글을 쓰는 시간은 그 자체로 사색의 시간이 됩니다. 손끝에서 잉크가 종이에 스며들며 만들어내는 단어들은 마치 내면의 생각이 천천히 드러나는 느낌을 줍니다. 만년필을 들고 한 문장을 완성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우리는 자연스럽게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일까?’ ‘이걸 꼭 이루고 싶은 이유는 뭘까?’ 이렇게 감성을 동반한 글쓰기는 기억을 위한 도구이자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 됩니다. 버킷리스트처럼 인생의 중요한 계획을 담는 글은 바로 이런 ‘느림의 미학’이 어울리는 글쓰기입니다. 감성을 담아 쓴다는 것, 그 자체가 버킷리스트의 진정한 가치가 될 수 있습니다.
버킷리스트를 쓰는 방식이 중요하다
보통은 '여행가기', '외국어 배우기', '책 100권 읽기' 같은 항목을 나열하는 식으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지만, 만년필로 쓸 때는 조금 다릅니다. 단순한 항목이 아니라, 그 계획을 왜 세웠는지, 어떤 상황에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함께 적어보는 거죠.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서 진짜 피자를 먹어보고 싶다"라고 썼다면, 그 아래에는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보고 로마 거리를 걷는 장면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라는 식의 배경을 함께 적는 겁니다. 이렇게 쓰면 단순히 '이루고 싶은 일'이 아니라, '그 일을 이루게 만드는 감정'까지 기록되죠. 결국 버킷리스트는 단순한 목록이 아니라 나만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자서전이 될 수 있습니다. 삶의 순간순간을 기록하며 스스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나만의 다이어리에 나만의 만년필로
만년필을 사용하는 사람 중에는 '글 쓰는 행위 자체'를 취미로 여기는 분들도 많습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쓰는 과정에서 오는 집중력과 정서를 즐기는 것이죠. 저 역시 처음에는 단순히 '예쁜 다이어리를 채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년필을 구매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다이어리에 무언가를 적는 시간이 가장 힐링되는 시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 커피 한 잔과 함께 꺼내는 다이어리, 그리고 손에 익숙해진 만년필. 그 조합은 하나의 작은 의식처럼 느껴집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 버킷리스트를 쓰는 이 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방향을 조용히 들여다보는 행위 자체가 소중해지는 것이죠. 이 작은 습관이 쌓여 나만의 삶의 기록이 되고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는 일기처럼 깊은 울림을 줍니다.
버킷리스트에 어울리는 만년필 추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기 위한 만년필은 너무 고급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손에 잘 맞고,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적당합니다. 예를 들자면 '라미 사파리(LAMY Safari)'는 가볍고 필압 조절이 쉬워 초보자에게 알맞고, 잉크 색상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 감성을 살리기에 좋습니다. 조금 더 클래식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파일럿 카쿠노'나 '플래티넘 프레피' 같은 일본 만년필도 추천드립니다. 이 제품들은 가격 부담도 적고, 다양한 색상의 병잉크나 카트리지와 함께 사용할 수 있어 기록의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중요한 건 오래도록 나와 함께할 수 있는 만년필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 펜을 볼 때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잊고 있던 꿈을 떠올리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나만의 첫 버킷리스트, 그리고 기록의 시작
저는 몇 년 전 우연히 카페에서 본 어떤 문구에 이끌려 만년필을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인생은 계획이 아니라 감정으로 기억된다"는 그 문구는 제게 강한 울림을 주었고, 그날 바로 집에 돌아와 다이어리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만년필로 제 인생의 첫 버킷리스트를 적었습니다. 첫 줄은 이렇게 시작했죠.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그날 이후 매달 하나씩 소소한 바람을 적어가며 지금까지도 그 리스트는 조금씩 채워지고 있습니다. 어떤 항목은 실현되었고, 어떤 항목은 아직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항목들은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제 감정과 가치관이 담긴 기록입니다. 가끔씩 그 리스트를 다시 펼쳐볼 때면, 과거의 제가 어떤 생각을 했고, 무엇에 감동했는지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새로운 나날을 살아갈 원동력이 되어줍니다.
감성으로 완성되는 인생의 목록
누구나 인생의 목표와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잊지 않고 계속 되새기기 위해서는 기록이라는 행위가 필요합니다. 만년필로 쓰는 버킷리스트는 그냥 할 일을 적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깊숙한 곳의 진짜 바람을 꺼내어 적는 과정입니다. 그 감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짙어지고, 버킷리스트는 결국 나만의 삶을 담은 '인생의 일기'가 됩니다. 디지털에 익숙한 시대일수록 손글씨로 남긴 기록은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만년필은 삶의 순간을 정성스럽게 담아낼 수 있는 매개체입니다. 여러분도 오늘 한 장의 종이와 만년필을 꺼내어 조용히 자신의 꿈을 적어보시는건 어떨까요? 계획보다 감성이 먼저인 그 기록은 언젠가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빛내줄 소중한 추억이 되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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